지난 여름 하와이에서 열리는 학회에서 구두 발표를 하러 다녀왔다. 

이전 포스팅 2018/07/25 - [소소한 일상. 다요리.] - 하와이에서 먹은 음식들 에서 하와이에 다녀오며 먹은 음식과 감상을 기록했다. 이번 글에서는 하와이에 방문하여 찍은 사진과 방문한 곳을 올리고, 감상을 남기고자 한다.


어린 시절에는 여행 다니는걸 너무 싫어했다. 어딘가를 가면 시간도 쓰고 돈도 써야 하고 하는게 왜 이리 싫던지. 하지만, 대학원에 들어와서 여기 저기서 열리는 학회에 출장을 다니며 여행을 좋아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곳을 방문하는 게 얼마나 가슴 설레고 신나는 일인지. 거기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욱 행복할 것이다.


이전에 샌프란시스코나 포틀랜드, 시드니를 갈 때는 인천 공항에 자가용을 가져가서 공항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출장지로 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함께 학회로 가는 중국 유학생으로부터 인천공항에 갈 때는 시외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좋다는 걸 알았다. 출발 당일 택시를 타고 시외 버스 터미널로 간 후, 거기에서 시외 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갔다. 공항에서 자가용을 주차시키면 하루 만원 정도 나오는데, 버스로 이동하고 왔다 갔다 하는게 비용도 아끼고, 출장 후 돌아와서 피곤한 상태로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공항에서 짐을 부치고, 노트북으로 발표 자료를 손질하며 스크립트를 만들어 외우고 나니 어느새 비행기에 탈 시간이 되었다. 아시아나 비행기에 탔는데, 좌석은 중간 중간 화장실에 가기 편하게끔 복도쪽에 앉았으며, 비행기 중앙쪽 의자에 앉았다. 중앙쪽 의자는 비행기마다 의자가 세 자리 또는 네 자리가 붙어있는데, 이번 비행기는 세 자리가 붙어 있었다. 여기 앉을 때 장점이 있다. 내 자리를 제외한 다른 자리에 일행들이 앉을 경우, 가운데 앉은 사람이 굳이 일행이 아닌 나를 피해서 화장실을 가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일행에게 비켜주라고 해서 화장실을 가기 때문에 난 의자에 앉아 잠을 쭉 이어자거나 내 할일을 할 수 있다. 이번에는 가족들이 여행을 가는지 내 바로 옆자리에는 꼬마 아이가 앉아서 갔고, 그 옆엔 아이의 아빠가 앉아서 갔다. 덕분에 나는 내가 쉬고 싶을 때 쉬고 일하고 싶을 땐 일을 하며 갔다. 



[사진 1. 인천공항에서 출발해서 일본 상공을 지나 태평양을 통해 하와이로 가는 길]


비행기에 앉아 잠시 눈을 붙이고 떠보니 금새 하와이에 도착했다. 지난 밤 잠도 길게 못자고 피곤해서 오래 쉬고 싶었지만, 자리가 좁아 그러진 못했다. 게다가 학회에서 발표 때문에 긴장도 많이 되어 편한 마음이 아니었다.


해외에서 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스트레스 받는 부분은 어디로 가야 내 짐을 찾을 수 있는지와 짐을 찾으면 어디로 가야하는지였다. 호놀룰루 공항은 나름 길이 직관적이고 안내 표지도 쉽게 되어 있어 큰 스트레스는 받지 않고 길을 찾아갔다. 공항에 도착하면 숙소로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을 찾아나섰다. 공항에서 나오면 코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서울시 버스 정류장처럼 길 한 가운데 있기 때문에, 구글 맵을 보면서 가도 헷갈렸다.



[사진 2.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벌써 이국적인 향이 풍기는 풍경]


버스를 기다리며 살펴보니 아마도 나와 같은 학회에 가는 사람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화구통에 포스터 같은 걸 담아온 모양이다. 하와이를 돌아다니는 내내 한국인들이 정말 엄청나게 많았다. 한편, 올 여름 우리나라는 너무나도 더웠기 때문에 하와이는 어떨까 하고 막상 도착해보니 햇살이 강하다는 점 외에는 오히려 덜 덥게 느꼈다. 섬이지만 습도는 한국보다 낮게 느꼈다. 선크림을 한통 사왔기 때문에 살이 그리 많이 타진 않겠지 하는 생각으로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사진 3. 숙소에 막 도착해서 짐 풀기 전]




[사진 4. 가지런 한 침대, 침대 옆에 바로 옆 벽면에 큰 거울과 세면대가 편리하다]




[사진 5. 전형적인 미국식 샤워실과 화장실]


학교에서 비행기, 숙소 등등을 지원 받아 가는데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자 숙소는 되도록 저렴한 곳으로 골랐다. 아마 BK21+ 에서 지원받았던 것 같은데 2성급 호텔이지만 리뷰를 찾아보면 별점이 3.5 ~ 4 점 정도기 때문에 마음으로 나는 4성급 호텔에서 머문다는 생각으로 갔다. 옆 방에서 말하는 소리가 다들리고, 머무는 동안 방에서 곤충도 나왔지만 나는 그런 걸 딱히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라 괜찮았다. 무엇보다 하와이에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신이 났다.



[사진 5. 숙소 창 밖 풍경. 서라벌이라는 식당과 동화라는 곳, 서울 가라오케가 보인다.]




[사진 6. 숙소 창 밖 풍경. 날이 맑고 좋다.]


숙소에서 높은 층에 자리를 잡았는데, 보통 숙소를 잡을 땐 미리 결제를 다 마치고 오지만 이곳은 추가 결제가 필요했다. 무슨 팁 같은 용도로 결제하고, 보증금을 추가로 결제했다. 보증금은 나중에 되돌려 받지만 미리 결제 하지 않고 추가로 돈을 낸다는 것이 불편했다.


숙소에 수영장이 딸려 있었지만 머무는 내내 누구도 사용하지 않았다. 창 밖 다른 호텔에도 수영장이 보이지만 이곳에 있으면 굳이 수영장을 갈 필요가 없다. 가까운 곳에 와이키 해변이 있고, 알라모아나 해변이 있기 때문이다. 와이키키는 패들 보드를 타는 사람이 제법 있었고, 대부분이 파라솔이랑 의자 같은 걸 빌려서 태닝 중이었다. 수영은 알라모아나 해변에 있는 사람들이 주로 많이 했던 것 같다. 



[사진 7. 학회장 가는 길에 있는 미용실]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학회장으로 향했다. 학회장은 와이키키 해변 근처에 있는 하와이 컨벤션 센터였다. 숙소에서 걸어 가기에 적당히 멀어서 운동도 되고 좋았다. 몰랐지만 내가 약간 길치, 방향치라 걱정했다. 하지만 구글 맵과 함께 간 중국 유학생을 믿고 길을 나섰다.



[사진 8. 알라와이 운하. 학회장과 숙소 사이에 있어서 몇 번이고 다닌 길]




[사진 9. 알라와이 운하. 카누 타는 사람이 부럽다. 나도 타고 싶다.]




[사진 10. 알라와이 운하를 지나며 내가 휴양지에 왔다는 걸 느꼈다.]


학회장 가는 길에 알라와이 운하가 펼쳐져 있었다. 평소에 볼 수 없는 매우 긴 길이의 운하가 펼쳐져 있는데, 날씨도 좋아서 이제야 비로소 내가 휴양지에 왔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곳곳에 카누 타는 사람이 보여서 나도 이곳을 떠나기 전에 한 번 타고 와야겠다 생각했다. 이전에 한 번 즐겁게 탔던 기억 때문이었는데 결국 하와이를 떠날 때 까지 카누는 탈 수 없었다. 물론 더 아름다운 곳이 많고 즐거운 것이 많았기에 크게 아쉽진 않았다.



[사진 11. 와이키키 해변. 생각 보다 많이 붐비는 곳이고, 태닝하는 사람 천국이다.]


학회 세션은 없는 날이지만 등록이 가능한 날이기에 학회장에 갔다. 그러나 너무 일찍 와서 아직 등록 부스를 설치 중이다. 저녁 쯤 까지 기다려야 했지만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에 밖을 구경나갔다. 하와이에 왔으니 와이키키 해변은 가봐야 하는 생각으로 나섰다. 어디선가 들어본 와이키키 해변. 내가 가는 섬에 이게 있을 줄은 몰랐다. 가는 길 관광 상품을 살 수 있는 편의점 같은 게 보인다. 하와이에는 유독 한 가지 종류의 편의점이 많은데 에이비씨 스토어 라는 곳이다. 외국에 출장 갈 때 마다 기념으로 현지를 대표하는 반팔 티셔츠를 모으는 데, 이 에이비씨 스토어라는 곳이 딱 그러기에 좋은 곳이다.


와이키키 해변 가는 길에 호텔이 쭉 늘어서 있는데, 1층에는 바 같은 게 열려 있다. 맥주나 칵테일 같은 걸 마실 수 있는 모양인데 술은 별 관심이 없고, 자연 풍경을 만끽하고 싶어 발걸음을 돌렸다. 해변 근처로 가면 사람들이 대부분 수영복만 입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날이 덥기도 하고, 바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서 그런가 보다. 관광지에 오면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의 여유 넘치는 모습이 좋았다.


와이키키 해변에 도착하니 사람이 생각보다 꽤 많았다. 운동화를 신고와서 모래 사장에 들어갈 순 없고, 그나마 모래가 없는 시멘트로 된 길을 걸었다. 해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파라솔과 의자 같은 걸 임대해서 태닝을 하고 있었다.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은 별로 찾아 볼 수 없었고, 대부분 패들 보드나 카누 같은 걸 타고 있었다. 수영을 잘하면 물에 들어가 놀고 싶었지만 학회장 갈 생각에 운동화에 가방을 메고 왔어서 그냥 와이키키 해변은 이런 곳이구나 하며, 식사할 곳을 찾았다.



[사진 12. 와이키키 해변 근처 일식당이 모인 곳. 일식이라기엔 라면, 초밥 집 뿐이었던 기억이다.]


와이키키 해변 근처에서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이곳은 쇼핑 오기에도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났다. 이곳은 명품이 싸기 때문에 사오면 이득이라는 친구의 말을 들었지만, 관심가는게 하나도 없기 때문에 쇼핑하는 곳은 그냥 지나쳐서 식당으로 향했다. 희한하게 외국오면 일본식 라면이 당겨서 일본식 식당이 모인 곳을 향했다. 식사를 하고, 결제는 카드로 했는데, 포스기 화면에 터치 방식으로 팁을 몇퍼센트 줄지 정하는 곳이 있었다. 아마 식사비의 10퍼센트 정도 줬던 것 같은데, 이후에는 한 번인가 두번인가만 팁을 주고 그 이후에는 주지 않았다. 체감이 되는 친절한 경우만 팁을 주고, 그렇지 않을 땐 팁은 생략했다.



[사진 13. 40년 전통의 팔라마 수퍼. 내 입맛에 맛는 음식 구하기 쉽다.]


숙소로 오면서 가장 필요한 건 생수였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면 먹을 것도 필요하겠다 싶었는데 마침 오는 길에 한인마트가 있었다. 팔라마수퍼라는 곳인데 무려 40년 전통의 수퍼다. 들어가보니 한국인들이 많고,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인사하고 있었다. 여기서 물 몇 병과 먹을 것을 좀 샀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피곤했기 때문에 발표 준비를 좀 하다 잠들었다. 첫날은 아직 왜 이곳이 파라다이스라고 불리는지 크게 공감하진 못했다.


다음날은 

2018/11/02 - [소소한 일상. 다요리.] - 2018년 여름 하와이 출장과 여행 - 둘째, 셋째날

에서...

Posted by 공돌이p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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