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08 - [소소한 일상. 다요리.] - 2018년 여름 하와이 출장과 여행 - 다섯째날, 다이아몬드 헤드와 알라모아나 해변에 이어서...


하와이에서 지내는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러 갔다. 하루 종일 버스로 이동할 예정이라 1일권을 샀다. 하와이에서 몇 일 동안 버스를 타고 다녔더니 이제 마을 버스 타고 다니는 것 처럼 익숙해졌다. 옷은 래쉬가드를 입고, 그 위에 달리기할 때 입는 반팔을 걸쳤다. 그리고, 수영복 바지와 물안경 등을 가방에 챙겼다.


코코헤드에 다녀오며 지나쳤던 곳에 버스가 멈추었다. 버스에서 내려 언덕 아래 파라다이스를 감상했다. 바닷빛이 이정도로 아름다울 수 있다니. 언덕 아래 하나우마 만이 있는데, 언덕 위에서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오리발을 끼고 인어처럼 물 속을 헤엄쳐다녔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수영 해본 적이 없는데 나도 가능할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매표소로 향했다.




[그림 1. 코코헤드를 오르며 지나갔던 곳이 하나우만 만이었다.]


표를 사면, 바로 입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이 준 아름다운 이 곳을 행복하게 즐기고, 생태를 보존하고자 하면 안되는 것들을 안내하는 방송을 듣는다. 방송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표를 사서 기다렸다. 급한 마음에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안내원에게 어디로 가야 교육 받게 되는거냐고 물으니 방향을 알려준다. 그냥 시간 되면 사람들 따라가면 된다. 조금이라도 일찍 들어가면 일찍 나와서 만으로 내려갈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 가장 앞에 서서 교육 방송을 보러 들어갔다.



[그림 2. 하나우마 만 입장을 기다리며 풍경을 둘러본다.]




[그림 3. 하나우마 만의 자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입장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교육도 철저하게 한다.]




[그림 4. 입장권 끊는 곳에서, 아침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 제법 사람이 많다.]




[그림 5. 입장권에 써있는 시간이 되면 하나우마 만의 자연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 방송을 들을 수 있다.]


교육 방송은 영어로 되어 있다. 아마 다양한 언어로 오디오 서비스나 자막 서비스가 되었던 것 같은데, 신청하기 귀찮아서 그냥 영어 방송을 들었다. 방송은 영화관 같이 생긴 곳에서 모두 서서 듣게 된다. 다리를 기대고 있을 수 있지만 자리가 매우 불편했다. 내용은 이곳의 물고기나 거북이에게 먹을 것을 절대 주지 말라는 것이다. 실은 먹을게 아예 반입이 안된다. 뭔가를 먹고 싶으면 언덕 위로 올라와서 먹어라고 한다. 그리고, 바다 물이 이리 저리 움직이는 데 라이프가드가 안내하는 방송을 유심히 듣고, 그 지시를 반드시 따라라는 것이다. 물이 갑자기 바다쪽으로 흘러가는 현상이 생기니 그 점을 조심하라고 하였다. 내가 놀 땐 깊이 1미터만 되어도 수영을 즐기기에 충분했기에, 가슴 높이 정도 되는 물 깊이다 싶으면 안 갔다.



[그림 6. 알로에 젤로 햇볕에 탄 상처를 달랬다.]


하나우마 만에 입장해서 전날 하이네켄 열심히 마시며 봤던 유투브 수영 강좌를 다시 떠올리며 물장구를 쳤다. 물에 뜨는 방법과 킥만 알아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쉽게 잘되어서 신나게 수영을 즐겼다. 그런데, 오리발 없이 수영을 하려니 앞으로 빠르게 나가질 않아서 돈을 얼마 주고 오리발을 대여해서 놀았다. 스노클링용 오리발이라 그런지 발차기 몇 번만 해도 내가 가고 싶은 만큼 쉽게 쉽게 갈 수 있어서 이곳 저곳을 구경했다. 바다 속에 바위들도 구경하고, 가장 아름다웠던 점은 수 많은 물고기들과 함께 바닷속을 구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휴대폰을 방수팩에 넣고, 비디오를 열심히 찍었지만 나중에 보니 전부 탁하게 찍혀있어 감상할 수가 없었다. 이곳을 다시 오면 액션캠을 준비해와야겠다 생각했다.


수영이 너무 재미있어서 10시 쯤 도착해서 1시가 넘을 때 까지 쉬지 않고 놀았다. 여름이라 매우 더운 날씨지만 역시 바닷속은 시원했다. 수영하다 지치면 모래사장에 올라와 몸을 모래에 파묻고 근육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이정도면 되겠다하는 생각이 들면 바로 바다로 들어갔다. 이 아쉬운 시간을 잠시라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가방에 이것 저것 들고 갔는데, 짐들은 그냥 해변에 던져두고 물놀이를 즐겼다. 입장료 내고 들어와서 서로가 감시할 수 있는 이곳에서 설마 내 가방을 누가 털어가지 않겠지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나 외에도 많은 사람이 짐을 던져두고 놀고 있길래 나 또한 그랬다. 하나우마 만에서 사진을 여럿 찍고 싶었지만, 방수팩에 담긴 휴대폰을 넣었다 뺏다 하기 귀찮아서 그러지 않았다. 돌아와 보니 사진이 적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하나우마 만에 한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신혼여행을 온 듯 보이는 사람들, 아이를 데리고 가족 끼리 온 사람들,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온 사람들. 가족들에게 하와이 사진을 실시간으로 여러 장 보내고, 언젠가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또 오고 싶다고 전했다. 오하우 섬이 아름다운 곳이 많다고 하는데, 하나우마 만을 빼먹으면 절대 안되는 곳이라 생각이 든다. 이 곳은 1년에 한 번씩은 꼭 오고 싶다.



[그림 7. 마지막 날 하와이 공항에서 푸드코트 근처에서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며...]


하나우마 만에서 놀만큼 놀았으니, 숙소 쪽으로 돌아가서 오후에는 알라모아나 해변에서 수영을 즐기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점심을 먹고 나니 오전 동안 쉬지 않고 놀아서 힘이 빠졌던 것인지 오후에는 그다지 많이 즐기지 못했다. 그리고 하나우마 만은 말 그대로 만이라서 물이 잔잔하고, 스노클링하며 즐길 수 있는 바닷속 경치가 아름답지만, 알라모아나 해변은 그런 것이 없다는 점 때문에 잠시 물 속에 있다 다시 나와서 모래 찜질이나 하다가 돌아가기로 했다.


다음날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숙소에 와서는 짐정리를 했다. 이곳에 머무르는 잠시 동안 짐이 약간 늘어서 캐리어 닫는 데 애를 먹었다. 그리고, 함께 간 동료와 하와이에서 즐거웠던 기억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며 아쉬운 마음, 벌써 이곳이 그립다는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특히 함께 간 동료는 2년 동안 석사 과정으로 연구실에서 동고동락하고, 이제 졸업을 앞두고 중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기에 애틋한 마음이 더 컸다.


작년 2학기를 끝으로 박사과정 동안 들어야하는 수업을 모두 마쳤다. 이제 학교에서 들어야하는 정규 수업을 모두 마쳤기 때문에 더욱 연구에 집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졸업 전에 더 질 좋은 연구를 많이 해서, 세계 여러 도시를 방문하고 싶다.


다음 글에서는 하와이에서 방문하며 남긴 비디오를 올리고자 한다.

Posted by 공돌이p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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