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8 - [소소한 일상. 다요리.] - 2018년 여름 하와이 출장과 여행 - 넷째날, 코코헤드에서 말한듯 넷째날은 버스를 잘못타서 그만 도로에서 시간을 한 시간 넘게 허비하고 말았다. 코코헤드에 오르며 땀을 너무 많이 흘렸고, 점심 시간이 가까워오면서 허기도 졌기에 기왕 버스에서 내린 겸 근처 어디 허기를 채울 곳을 찾았다. 무슨 이름 모를 동네에 내렸는데, 한국에서처럼 주유소에 편의점이 딸려 있었다. 에너지 보충을 위해 사과주스를 한 병 사서 마시고 다시 버스를 기다렸다. 마카푸 등대를 향해 가려면 한 시간 정도는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데, 거기를 돌고 다시 숙소로 가면 너무 늦겠다는 생각에 곧바로 숙소로 향했다. 이 곳이 관광지라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지만, 해외에서 해 질 때 쯤 밖에 나와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 1. 버스를 잘못타서 길에서 뜨거운 햇볕 받으며 한 시간 넘게 시간을 버렸다.]


숙소로 돌아와 연구실 동료와 오늘 내가 보고 온 곳에 대한 감상을 나누고, 식사 후 어디를 구경갈까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연구실 동료는 킨들을 사러 외출을 다녀왔다. 하와이는 다른 곳 보다 특별히 싼 상품들이 많기 때문에 미리 쇼핑 목록을 만들어두고 오면 좋을 듯 하다. 이 친구는 다른 곳 보다 많이 싸게 킨들을 구매할 수 있었다며 매우 만족한 듯 했다. 나도 책 읽는 걸 좋아해서 살까 하다가, 한국에선 킨들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는 걸 깨닫고 마음을 접었다. 한국에서 굳이 전자책 전용 장비를 구매하는 것 보다는 그냥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탭 같은 걸 사서 보는 게 나을 것 같다.



[사진 2. 알라모아나 해변 근처에 레저 보트 선착장]




[사진 3. 와이키키 해변에 돌무더기로 된 작은 방파제]


식사는 다른 날과 같이 알라모아나 센터에서 해결했다. 그리고 와이키키 해변 근처를 산책하다가 그 옆에 있는 쿠히오 해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훌라 공연을 보기로 했다. 하와이하면 훌라, 훌라하면 하와이라는 생각에 들떠 그곳으로 향했다. 길을 잘 몰랐기에 알라모아나 해변에서 부터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가다보니 알라모아나 해변 근처에 개인 보트가 여러 대 정박한 선착장이 보여 그곳에서 보트를 구경하고 갔다. 작년 시드니에 방문했을 때, 마침 국제 보트 전시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보트를 여러 대 볼 수 있어 좋았다. 바다 근처에 산다면 나도 한 대 사야지 하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보트들이 많다.


쿠히오 해변에서 열리는 훌라 공연은 특정 요일 여섯시 경 부터 시작해서 한 시간 동안 벌린다. 미리 가서 자리를 잡고 있어야지 하는 생각에 발길을 서둘렀다. 공연장은 열린 광장 같은 곳에서 열린다. 도착해보니 역시 사람이 붐빈다. 가장 앞에 앉아 볼 수 있으면 좋지만, 그런 자리는 이미 없고, 중간쪽 나름 괜찮은 자리에 앉아 공연 시작을 기다렸다. 이 공연은 근처 호텔 지원을 받아 무료로 열리는 공연이라 한다. 관람하는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주고 보면 좋겠지만 그 정도 매력은 없기에 호텔 지원으로 무료 공연이 벌어지나 싶은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시작을 기다렸다.



[사진 4. 쿠히오 해변 훌라 공연을 기다리며 자리잡고 있는 사람들]


공연장에 자리 깔고 앉아 시작 시간을 기다렸다. 좀 있으니 어떤 할아버지가 횃불 같은 걸 들고 아장 아장 걸으시며 공연장 둘레에 설치된 곳에 불을 붙이고 다닌다. 할아버지가 귀엽게 걸으시며 불을 붙이는데, 쑥스럽게 웃으시며 내 바로 앞을 걸어지나갔다. 영상이나 사진을 좀 남기고 싶었는데, 그 모습에 매료 되어 휴대폰 카메라 꺼낼 생각을 못하고, 지나간 후 모습만 남겼다.



[사진 5. 공연 시작 전 횃불 들고 불을 붙이러 다니는 맨발 할아버지]




[사진 6. 불을 붙이러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 7. 공연장 서너 곳에 횃불로 하나하나 불을 붙인다.]




[사진 8.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훌라 공연을 한다.]


엄청 큰 나무 아래 설치 된 공연장, 어떤 무용수들이 나와서 공연을 할까 많은 기대를 했다. 어릴적 하와이 훌라 춤이 나오는 영화에선 매력적인 여자가 나와 춤을 추는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있기에 이번 공연도 여자 무용수들만 여럿 나와 춤을 추겠지 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사진 9. 아줌마, 할머니, 아저씨가 악기를 연주하는데 훌라 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공연 시작 전에 악기 연주자들이 나와 먼저 인사를 하고, 배경 역사를 들려준다. 중년 아줌마, 아저씨랑 나이가 정말 많아보이는 할머니가 연주와 이야기를 들려준다. 훌라 공연을 보기 전에 위키에서 예습을 하고 갔는데, 여기서 들려준 이야기 대부분이 위키에서 이미 예습했던 내용과 겹쳤던 기억이 난다.



[사진 10. 훌라 춤은 아저씨랑 젊은 아가씨가 짝이 되어 같은 춤을 춘다.]




[사진 11. 격동적이거나 도발적인 춤이 아닌 정적인 춤]


드디어 무용수가 나와 춤을 춘다. 여러 여자 무용수가 나와 춤을 추리라 기대했는데, 생각과 달리 남녀 무용수가 나와 짝이 되어 춤을 췄다. 짝이 되어 춘다는 게 둘이 서로 대칭이나 균형적으로 동작을 한다기 된다기 보다는 그냥 동일한 춤을 추는 것이었다. 유투브에서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춤을 신나게 보다 훌라 공연을 보면 정말 많이 심심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훌라에 관해 예습하고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공연을 보는 이 순간은 춤 자체에 빠져들기 위해 집중했다. 공연장에서 연주자 아저씨가 혹시 훌라춤은 여자만 나와 추는 걸 기대했던 사람이 있는지 물어본다. 나 뿐 아니라 몇몇 사람들이 손을 든다. 알고보니 훌라 춤은 남자만 췄던 춤이고, 남자들이 계승했던 춤이라 한다.



[사진 12. 훌라는 원래 남자만 출 수 있는 춤이었다.]




[사진 13. 뒤에선 파도가 치고, 앞에선 훌라 공연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곳]


공연장 분위기는 약간 심심한 안무에 비해 정말 로맨틱했다. 공연장 바로 뒤에 모래사장이 펼쳐져있고 파도가 쏴악 쏴악 밀려온다. 그리고 일몰 시간 해가 누으면서 생기는 주황빛 햇볕이 따뜻하다. 아~! 이래서 수 많은 사람이 신혼여행을 여기로 오는 것이구나 하는 걸 느꼈다. 하와이에서 일주일 정도 머무르려면 1인당 2백 만원 정도 필요했던 것 같은데, 충분히 그 돈을 써서 와도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언제 또 여길 올 수 있을까 생각하며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공연을 즐겼다.



[사진 14. 훌라 무용수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 훌라 춤에 관한 역사를 설명해준다.]




[사진 15. 훌라 춤은 총 네 가지 정도 기구를 가지고, 각각 손에 들고 춤을 췄다.]




[사진 16. 여자 무용수의 단독 공연]




[사진 17. 어릴적 영화로만 본 훌라 춤을 직접 볼 수 있어 감동적이다.]




[사진 18. 마법진 구루구루에서 본 북북춤이랑 비슷한 느낌...]




[사진 19. 화려한 케이팝 가수들 춤 보다 정적이지만, 낭만적인 분위기의 공연장]




[사진 20. 하와이에는 굿바이가 없고, 만날 때나 헤어질 때 모두 알로하라고 한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인가 어디에서 만날 때나 헤어질 때 같은 인사말을 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본 것 같다. 만날 때나 헤어질 때 모두 안녕이라고 하기 때문에. 그런데, 재미있게도 하와이에서도 만날 때나 헤어질 때 인사가 같다. 이곳은 원래 잘가요라는 인사가 없다고 한다. 이곳은 만날 때나 헤어질 때 모두 알로하라고 인사한다고 한다. 공연이 끝날 때 쯤, 우리는 잘가라는 말 대신 알로하라고 인사한다 알려주는 데, 나 역시 알로하!라고 함께 인사하며 이 곳을 떠날 준비를 했다. 하와이에서 돌아다니면 어딜 가든 인사는 알로하라고 한다.내가 선호하는 영어 인사는 how are you 이기 때문에 알로하라고는 한 번도 인사하지 않았다. 나도 이 때 처음으로 큰 소리로 함께 알로하라고 안녕했다.



[사진 21. 한 시간 동안 공연이 진행되며 해가 진다.]




[사진 22. 공연이 끝나니 어느새 해가 져서 어둑해진 쿠히오 해변]


공연 끝나니 어느 새 해가 거의 떨어져 숙소로 발 길을 돌렸다. 오하우는 정말 낭만적인 섬이구나, 꼭 다시 이곳에 돌아오겠다는 생각이 충만했다. 해가 지고, 약 7킬로 미터 떨어진 숙소를 향해 열심히 걸었다. 공연장 근처는 호텔과 쇼핑센터 등이 밀집해 있어서 길에 사람들로 가득찼다. 한국에서 붐비는 도시를 걸어다니는 사람들 느낌을 얻을 수 있다. 공연도 보았겠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면 잠을 잘 건데, 축제가 끝나고 아쉽지만 돌아가야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아며 걸었다.

Posted by 공돌이p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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