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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강경란 교수님의 "제 3세계 문화의 이해"를 수강하며 읽은 책이다. 외국 여행 경험이 한 번도 없지만 수업을 통해, 외국문화와 30년 가까이 한국인으로서 자라며 생긴 생각이 차이를 좁히고 싶어서였다. 그러던 와중에 아시아, 북미, 유럽도 아닌 제 3세계에 대한 이해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 수강신청했다.
실은 이십대 초반 까지만 해도 제 3세계 뿐 아니라, 사람으로서도 외국인은 전혀 관심 밖이었다. 그런데 약 6년 전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으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찾아온 한 여자와 교제하며, 나 자신도 한국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없는데 아직 세계적인 인지도도 많이 낮은 우리나라를 이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당시 교제기간 동안 우리나라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약간은 우리나라를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으로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문화상대주의라는 관점은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제시해준다, 서로 다른 문화들이 갖고 있는 가치관, 규범들의 차이는 각 문화가 형성되게 된 자연적, 사회적 조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인 문화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이에 대한 풍부하고 다양한 사례들이 주어져서 책을 읽는 동안 몰두하여 거의 6시간 동안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특히 농업중심사회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태도 중에 하나, '성취에 대한 의지가 없어 보이는 태도'가 그들이 취할 수 있는 '이득의 총합은 절대적으로 정해져있다'고 생각한다는 아이디어(문화인류학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인지 불분명하여 아이디어라고 표현함)가 재미있었다. 약 10살 정도까지 논밭 농사를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 댁에서 자랐는데, 가족이 농사일을 도와하는 것이 주요한 일이었다. 당시 품앗이라는 서로 일을 번갈아가며 도와주는 일이 많았는데, 농사를 짓다가 어머니들끼리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어보면 자기 집안에 갖고 있는 흠을 흉보는 일이 많았다. 특히 나 또한 어머니가 다른 분들께 말씀하시는 흉보는 대상의 하나였는데, 분명 학교에서 공부를 아무리 잘해 와도 다른 어머니들 앞에 가면 문젯거리나 골치가 되는 자식들 중에 하나였다. 이런 말을 주워듣고 나 자신이 기분 나쁘고 상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리 집안 역시 농업이 주를 이루는 사회의 일원이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책이 소개해주는 풍부한 현지의 사례와 각 문화에 대한 소개가 크게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당을 만들 때 보여주는 모습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고, 작게는 친인척 구성원들 간의 미묘한 심리적인 싸움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아쉬웠던 점이 있다. 공학을 전공하면서 과학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문화상대주의에 의한 사례 서술이 비과학적인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특히 나시르마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의 생활 형태를 과학지식 없는 사람이 서술하면 이런 식으로 서술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상징과 의례 부분의 수술실 이야기도 역시 과학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마땅히 이루어져야할 순차적 일들이 의례로만 표현된다는 것이 오히려 혼란스러웠다.
민족(종족, 부족) 고유의 문화라는 것은 그 민족 삶의 기반이 되는 자연적, 사회적 환경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므로 이를 통해 그 민족의 역사도 되짚어 갈 수 있는 훌륭한 도구지만, 자연과학이 발달되고 그 과학을 기반으로 공학이 발전되어 인류의 삶의 질이 발달되고 있다. 과학이 자연 법칙을 설명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발달로 이런 지식 전파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결국 오랜 세월이 흐르면 세계적으로 비슷한 문화(공학 발전으로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 비슷해짐)를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4년 1학기 강경란 교수님 수업에서 제출한 리포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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