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앞두고 평소 존경하는 동료 한 분께 선물로 받은 책이다.

식장 준비로 바쁜 시기였지만, 신랑은 대기 시간이 긴 법이라 그 틈틈이 읽기 시작했고, 추석 연휴 동안 여유롭게 완독할 수 있었다.

내가 평소 애용하는 리눅스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유닉스가 벨 연구소에서 어떻게 탄생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철학과 배경 속에서 시스템을 구성해 나갔는지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예전부터 "이 명령어 이름은 도대체 왜 이럴까?" 싶었던 것들, "이건 누가 만들었을까?" 싶은 도구들에 대한 유래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즐거움이 컸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쉬움이 커져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오랜만에 진한 여운이 남았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유닉스가 태어난 곳이 기업의 연구소였음에도 불구하고, 순수 연구에 가까운 자유롭고 실험적인 분위기였다. 그런 환경이 부럽게 느껴졌고, 나 또한 다행히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다고 느낀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었다.

Posted by 공돌이po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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